이십 년 가까이 전에는 이런 일이 실제로 있었습니다. 담배를 끊어 몇백만원을 모으고, 그 돈으로 수도권 외곽의 작은 빌라를 사고, 거기서 나오는 월세로 다음 집을 사는 것. 특별한 재주가 아니라 그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던 길이었습니다.
지금은 그대로 되지 않습니다. 규제가 생겼고 집값이 올랐습니다. 그래서 “요즘 그런 소리 하지 말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안 되는 것과 달라진 것은 다릅니다. 길이 하나 막힌 대신 다른 길이 여러 개 생겼고, 어느 길로 가든 출발점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습니다. 종잣돈입니다.
이 글은 담배와 커피와 술과 자동차, 이 네 가지를 아꼈을 때 얼마가 모이고 그 돈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계산합니다. 그리고 그 답이 나이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도요.
이 글의 숫자는 2026년 8월 기준입니다.
대출 규제는 자주 바뀝니다. 2025년 10월 15일 대책으로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내려갔고, 비주택은 예외로 남았다가 이틀 뒤 정정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세율과 금리도 해마다 달라집니다.
그래서 실제로 집을 사거나 대출을 받으시기 전에는 반드시 금융기관과 세무 전문가에게 확인하세요. 특히 대출 한도는 본인 소득에 따라 달라지므로, 여기 적힌 숫자가 그대로 나오지 않습니다.
제도가 바뀌면 이 글과 계산기도 다시 계산해 고쳐 쓰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확인한 날은 2026년 8월 11일입니다.
그리고 이 글은 특정 상품이나 지역, 단지를 권하는 글이 아닙니다. 공개된 통계를 정리하고 계산한 것일 뿐입니다.
그때는 왜 됐고, 지금은 왜 안 되나
세 가지가 달라졌습니다.
첫째, 대출 한도입니다. 그때는 집값의 90%까지 빌릴 수 있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종잣돈이 500만원이면 5천만원짜리를 살 수 있었다는 뜻입니다. 지금 주택은 규제지역이면 40%, 그 밖은 70%가 상한입니다.
둘째, 소득을 봅니다. 그때는 물건만 괜찮으면 대출이 나왔습니다. DTI는 2005년 8월, DSR은 2018년 10월에 생겼습니다. 지금은 담보가 충분해도 내 소득이 한도를 정합니다. 이건 노력으로 넘는 벽이 아니라 제도의 벽입니다. 여기 부딪히신 분이 계시다면 그건 게으름 탓이 아닙니다.
셋째, 집값이 벌어졌습니다. 경기도 아파트의 5분위 배율이 5.9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큽니다(KB부동산, 2026년 5월). 하위 20%가 평균 2억 1,239만원인데 상위 20%는 12억 5,360만원입니다. 비쌀수록 더 올랐습니다.
그러니 정직하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아껴서 따라잡을 수 있는 것은 아래쪽 구간입니다. 강남 아파트를 담뱃값으로 살 수 있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대신 길은 여러 개가 됐습니다
그때는 사실상 부동산 하나였습니다. 예금 금리도 낮았고 연금계좌도 지금 같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연금저축과 개인형퇴직연금(IRP)에는 세액공제가 붙고, 상장지수펀드(ETF)로 적은 돈부터 나눠 담을 수 있으며, 예금 금리도 3%대입니다(5대 은행 1년 정기예금 3.20~3.25%, 2026년 7월 23일 고시 기준).
무엇이 정답인지는 이 글이 말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나이와 소득과 처지에 따라 다르고, 그건 각자 공부하고 판단하실 일입니다. 다만 어느 길을 고르든 출발선은 하나입니다. 넣을 돈이 있어야 넣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아낄 수 있나
네 가지를 놓고 보겠습니다. 흔히 “티끌”이라 부르는 것들인데, 모아놓고 보면 티끌이 아닙니다.
| 항목 | 한 달 | 한 해 |
|---|---|---|
| 담배 하루 한 갑 (4,500원) | 13만 6,875원 | 164만원 |
| 커피 하루 두 잔 (2,000원) | 12만 1,667원 | 146만원 |
| 술 주 한 번 (3만원) | 13만원 | 156만원 |
| 자동차 유지비 | 21만원 | 252만원 |
| 다 합치면 | 59만 8,542원 | 718만원 |
눈여겨보실 것은 자동차입니다. 네 가지 중 가장 크고, 담배와 커피를 합친 것보다 큽니다. 게다가 유지비만 센 것이라 차를 파는 순간 목돈이 따로 들어옵니다.
물론 차가 꼭 필요한 분이 계십니다. 일 때문에, 지방에 사셔서, 몸이 불편하셔서. 그런 경우까지 팔라고 말씀드리는 게 아닙니다. 다만 있으면 편하지만 없어도 되는 차라면, 이게 가장 큰 항목이라는 것은 알고 계셔야 합니다.
담배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루 한 갑으로 계산했지만 흡연자의 하루 평균은 13.3개비, 그러니까 0.67갑입니다. 실제로는 이보다 적을 수 있고, 하루 두 갑을 피우신다면 훨씬 큽니다.
얼마가 모이나
연 3.2%로 굴린다고 보고 계산하면 이렇습니다.
| 아끼는 것 | 5년 | 10년 | 15년 | 20년 |
|---|---|---|---|---|
| 담배만 | 889만원 | 1,933만원 | 3,157만원 | 4,593만원 |
| 담배+커피 | 1,680만원 | 3,651만원 | 5,963만원 | 8,676만원 |
| 담배+커피+술 | 2,524만원 | 5,486만원 | 8,961만원 | 1억 3,038만원 |
| 네 가지 다 | 3,889만원 | 8,452만원 | 1억 3,805만원 | 2억 86만원 |
네 가지를 다 아끼면 10년에 8,452만원, 20년에 2억원입니다. 여기서부터가 진짜 이야기입니다. 이 돈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지금 몇 살이신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① 아직 젊으시다면 — 10년 뒤에 집이 생깁니다
가장 먼저 오해를 풀어야 합니다. 집값 전부를 모을 필요가 없습니다. 대출을 끼니까요.
앞에서 본 경기도 아파트 하위 20% 평균, 2억 1,239만원짜리 집을 기준으로 보겠습니다.
| 항목 | 금액 |
|---|---|
| 집값 | 2억 1,239만원 |
| 취득세·중개보수 약 1.5% | 319만원 |
| 주택담보대출 (LTV 70%) | − 1억 4,867만원 |
| 내 돈 | 6,690만원 |
2억이 아니라 6,690만원입니다. 그러면 언제 되는지 계산이 나옵니다.
| 아끼는 것 | 걸리는 시간 |
|---|---|
| 담배만 | 26년 2개월 |
| 담배+커피 | 16년 6개월 |
| 담배+커피+술 | 11년 10개월 |
| 네 가지 다 | 8년 2개월 |
네 가지를 다 아끼면 8년 2개월입니다. 서른에 시작하면 서른여덟에 내 집이 생깁니다. 대출 1억 4,867만원을 30년 4%로 갚으면 매달 71만원이고, 연소득 2,130만원이면 DSR 40% 기준을 통과합니다.
화려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경기도에서 가장 싼 축의 작은 집이고, 30년 대출을 짊어지는 것이고, 그동안 담배도 술도 커피도 차도 없이 사는 겁니다. 그래도 8년 뒤에 내 이름으로 된 집이 생깁니다. 그게 어디입니까.
② 조기은퇴를 생각하신다면 — 목표액 자체가 줄어듭니다
여기가 가장 중요한 대목일 수 있습니다. 조기은퇴를 준비하실 때 대부분 얼마를 모을까만 생각하십니다. 그런데 아끼면 모을 금액 자체가 줄어듭니다.
흔히 쓰는 계산법이 있습니다. 한 해에 쓸 돈의 25배를 모아두면 그 돈을 헐어 쓰며 살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해마다 4%씩 꺼내 쓴다는 뜻이라 4% 법칙이라 부릅니다. 절대적인 법칙은 아니고 미국 자료에서 나온 경험칙이지만, 목표를 가늠할 때 널리 쓰입니다.
이 계산법을 뒤집으면 이렇게 됩니다. 한 해 지출을 100만원 줄이면, 모아야 할 돈이 2,500만원 줄어듭니다.
| 끊는 것 | 한 해 지출 | 줄어드는 목표액 |
|---|---|---|
| 담배 | 164만원 | 4,106만원 |
| 커피 | 146만원 | 3,650만원 |
| 술 | 156만원 | 3,900만원 |
| 자동차 | 252만원 | 6,300만원 |
| 네 가지 다 | 718만원 | 1억 7,956만원 |
네 가지를 끊으면 필요한 돈이 1억 7,956만원 줄어듭니다.
이건 모으는 속도가 빨라지는 것과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결승선이 앞으로 당겨지는 것이니까요. 한쪽에서는 모으는 속도가 빨라지고 다른 쪽에서는 목표가 가까워지므로, 두 효과가 겹칩니다.
차 한 대만 놓아도 6,300만원이 줄어듭니다. 조기은퇴를 진지하게 계산해보신 분이라면 이 숫자가 무슨 뜻인지 아실 겁니다.
③ 정년을 앞두셨다면 — 소득 공백이 두렵지 않습니다
쉰이 넘어 시작하시는 분께는 앞의 두 이야기가 잘 맞지 않습니다. 8년 뒤에 집을 사는 것도, 조기은퇴를 설계하는 것도 시기가 지났습니다.
대신 훨씬 급한 문제가 있습니다. 퇴직하고 국민연금이 나오기까지 비는 기간입니다. 이걸 소득 공백기라고 부르는데, 요즘은 대개 5년 안팎입니다.
한 달에 200만원이 필요하다고 보면 이렇게 됩니다.
| 아끼는 것 | 10년 모으면 | 20년 모으면 |
|---|---|---|
| 담배만 | 9.7개월 | 23개월 |
| 담배+커피 | 18.3개월 | 43.4개월 |
| 담배+커피+술 | 27.4개월 | 65.2개월 |
| 네 가지 다 | 42.3개월 | 100.4개월 |
마흔다섯에 시작해 예순다섯까지 스무 해를 네 가지 다 아끼면 100개월치, 여덟 해가 넘습니다. 공백기가 통째로 덮입니다.
쉰다섯에 시작해 열 해를 모아도 42개월치, 3년 반입니다. 5년 공백의 대부분입니다. 연금을 앞당겨 받아 평생 깎인 금액으로 사시는 것과, 몇 년을 버티고 제 나이에 온전히 받으시는 것은 결과가 많이 다릅니다. 그 차이는 조기수령과 연기연금 계산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부자는 이런 것 안 하셔도 됩니다
솔직히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이 글의 계산이 통하려면 먼저 그 네 가지에 돈을 쓰고 계셔야 합니다. 담배 안 피우고 술 안 드시고 차 없는 분에게는 아낄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미 자산이 넉넉하신 분께는 한 달 60만원이 계산을 바꿀 만한 돈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이건 부자를 위한 글이 아닙니다. 월급으로 살고, 큰돈이 들어올 일은 없고, 그래도 뭔가 시작하고 싶은 보통 사람의 계산입니다. 저희가 이 사이트에서 다루는 숫자가 대체로 그렇습니다.
그리고 아껴서 될 일과 안 될 일도 구분해야 정직합니다. 경기도 하위 20% 아파트는 됩니다. 상위 20%는 안 됩니다. 앞에서 본 5.9라는 숫자가 그 뜻입니다. 이 글은 “노력하면 다 된다”가 아니라 “여기까지는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내 숫자로 확인해보세요
아래 계산기에서 아끼실 항목을 고르고 지금 나이를 넣으시면, 얼마가 언제 모이는지와 그 돈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나옵니다.
나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아직 시간이 있으시면 집을 살 수 있는 시점이, 은퇴가 가까우시면 공백기를 몇 달 버틸 수 있는지가 나옵니다. 조기은퇴를 보고 계신 분께는 줄어드는 목표액도 함께 보여드립니다.
넣으신 숫자는 브라우저 안에서만 계산되고 어디에도 저장되지 않습니다.
아끼실 것을 고르시면 얼마가 언제 모이는지, 그 돈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나옵니다. 답은 나이에 따라 달라집니다.
집 경기도 아파트 하위 20% 평균 매매가격 2억 1,239만원(KB부동산, 2026년 5월)에 취득세·중개보수 약 1.5%를 더하고 주택담보대출 LTV 70%를 뺀 금액을 기준으로 합니다. 규제지역은 LTV 40%라 내 돈이 훨씬 많이 듭니다. 실제 한도는 소득에 따른 DSR로 정해지므로 반드시 금융기관에서 확인하세요.
조기은퇴 한 해 지출의 25배를 모으면 된다고 보는 4% 법칙을 적용했습니다. 절대적인 법칙이 아니라 목표를 가늠하는 자입니다.
소득 공백기 한 달 생활비를 200만원으로 잡았습니다.
이 계산기는 특정 상품이나 지역을 권하지 않습니다. 대출 규제와 금리, 집값은 자주 바뀝니다. 제도가 바뀌면 이 계산기도 다시 고치겠습니다.
마지막 확인 2026년 8월 11일
자주 묻는 질문
Q. 연 3.2%는 어디서 나온 숫자인가요?
2026년 7월 23일 기준 5대 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3.20~3.25%입니다. 여기서 낮은 쪽을 썼습니다. 실제로는 이자소득세 15.4%가 붙으므로 손에 쥐는 것은 조금 적고, 반대로 연금저축이나 IRP처럼 세제 혜택이 있는 계좌를 쓰시면 결과가 달라집니다. 계산기는 세금을 넣지 않았습니다.
Q. 4% 법칙이 정말 맞나요?
절대적인 법칙이 아닙니다. 1990년대 미국 자료를 분석해 나온 경험칙이고, 시장 상황과 은퇴 기간에 따라 안 맞을 수 있습니다. 다만 목표액을 가늠하는 자로는 널리 쓰입니다. 이 글에서도 정확한 예측이 아니라 지출을 줄이면 목표가 얼마나 가까워지는지 보여주는 용도로만 썼습니다.
Q. 집값이 오르면 아무 소용 없는 것 아닌가요?
중요한 지적입니다. 목표가 도망가면 따라잡기 어렵습니다. 다만 앞에서 본 대로 비쌀수록 더 올랐고 아래쪽은 덜 올랐습니다. 그리고 대출을 끼면 필요한 내 돈이 집값의 30% 정도이므로, 집값이 오를 때 필요한 돈도 그 비율만큼만 늘어납니다. 그래도 빨리 시작할수록 유리한 것은 분명합니다.
Q. 이 글의 숫자는 어떤 기준인가요?
담배 4,500원(2015년 1월 인상 후 동결), 정기예금 3.20~3.25%(5대 은행, 2026년 7월 23일), 경기도 아파트 5분위별 평균 매매가격(KB부동산, 2026년 5월), 주택담보대출 LTV 비규제 70%·규제지역 40%, DTI 2005년 8월 도입, DSR 2018년 10월 도입을 근거로 했으며 2026년 8월 11일에 확인했습니다. 대출 규제는 자주 바뀌고 실제 한도는 본인 소득에 따라 달라지므로 반드시 금융기관에서 확인하세요. 이 글은 특정 상품이나 지역을 권하는 글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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